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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R(소형모듈원자로)은 미래 에너지 시장을 바꿀 혁신적인 원자력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존 대형 원자력발전소와는 다른 설계와 운영 방식, 그리고 여러 가지 장점을 갖추고 있어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시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글에서는 SMR의 정의, 특징, 장단점, 국내외 사업 현황, 안전성, 핵확산 방지 역할, 그리고 미래 전망까지 총체적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1. SMR이란 무엇인가?

SMR(소형모듈원자로, Small Modular Reactor)은 300MWe(메가와트 전기) 이하의 소형 원자로로, 주요 기기를 하나의 모듈로 통합해 공장에서 제작하고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의 차세대 원전 기술입니다. 기존 대형 원전이 1,000MWe 이상의 대용량 발전을 목표로 설계된 것에 비해, SMR은 그 크기가 훨씬 작고, 여러 개를 모듈로 조합해 필요에 따라 용량을 늘릴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모듈형 원자로’로 불리기도 합니다.

SMR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듈화입니다. 주요 기기들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해 현장으로 운반한 뒤, 조립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존 원전 대비 건설 기간이 크게 단축되고, 표준화가 용이합니다. 또한, 피동형(자연순환) 냉각 시스템 등 첨단 안전 설계가 적용되어, 외부 전원이나 냉각수 공급이 중단되어도 자동으로 냉각이 가능합니다. 이런 설계 덕분에 사고 확률이 기존 원전 대비 수천~수만 분의 1로 낮아졌으며, 사고 발생 시 방사능 유출 위험이 크게 감소합니다.

또한, SMR은 입지 선택의 유연성이 매우 높습니다. 대형 원전은 대량의 냉각수가 필요해 해안이나 큰 강가에만 설치할 수 있지만, SMR은 자연순환 냉각이나 공기 냉각 등 다양한 냉각 방식을 적용할 수 있어 내륙이나 외딴 지역에도 설치가 가능합니다. 이는 송전망이 부족한 오지나 산업단지, 군사기지 등 다양한 곳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2. SMR의 장점과 단점

장점

  • 안전성
    SMR은 피동형 냉각 설계 등 첨단 안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외부 전원이나 냉각수 공급이 중단되어도 자동으로 냉각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사고 확률이 기존 원전 대비 수만 분의 1로 매우 낮으며, 사고 발생 시 방사능 비상계획구역도 기존 18km에서 230m로 크게 축소됩니다. 미국 뉴스케일파워의 SMR은 “지진, 항공기 충돌, EMP(전자파공격)에도 견디도록 설계됐다”고 하며, 전력이 끊겨도 저장된 물이 자동으로 냉각 역할을 해 사고 확률이 “300억 년에 한 번꼴”이라는 설명이 있습니다.
  • 경제성
    모듈화와 공장 제작 덕분에 건설 비용이 기존 원전 대비 1/4 수준으로 줄어들고, 건설 기간도 크게 단축됩니다. 또한, 필요에 따라 모듈을 추가해 용량을 늘릴 수 있어 초기 투자비 부담이 적습니다.
  • 친환경성
    SMR은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으며, 발생한 열을 수소·암모니아 생산 등 다른 친환경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탄소중립 실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 재생에너지 보완
    태양광·풍력 등 간헐성 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SMR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한 시간에 맞춰 가동할 수 있어, 재생에너지가 부족한 시점에 전력망을 안정화할 수 있습니다.

단점

  • 발전 효율 저하
    SMR은 크기가 작아 증기 온도가 낮아 터빈 발전 효율이 기존 원전 대비 약 30% 낮을 수 있습니다.
  • 핵폐기물 처리 문제
    원자력 발전의 근본적 문제인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SMR도 사용후 연료에서 플루토늄 추출 가능성이 있으므로, 폐기물 관리가 중요합니다.
  • 경제성 검증 미흡
    아직까지는 상용화 초기 단계라 경제성에 대한 검증이 부족합니다. 핵폐기물 처리 비용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실제 투자 회수 전망이 불확실합니다.
  • 규제 장벽
    기존 원전과는 다른 안전 기준이 필요해, 각국에서 새로운 규제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3. 국내외 SMR 사업 현황

국내 주요 기업

  • 우리기술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함께 혁신형 소형모듈원전(i-SMR)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세계 최초 상업용 SMR인 SMART 원전 사업화에도 핵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원자력 계측제어시스템(MMIS) 국산화에 성공해 독보적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 삼성물산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루마니아 SMR 사업을 공동 추진하는 협약을 체결해 글로벌 SMR 시장 진출에 적극적입니다.
  • 두산에너빌리티
    2021년부터 한국형 i-SMR 개발에 참여했으며, 미국 등 해외 시장 수주 확대에 적극적입니다.
  • DL이앤씨
    미국 엑스에너지(X-energy) 및 한전KPS와 협력해 글로벌 SMR 플랜트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 현대건설
    미국 홀텍 인터내셔널과 협력해 SMR-160 상용화를 위한 상세설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해외 선도 기업

  •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
    미국에서 SMR 설계 인증을 최초로 획득했으며, 정부와의 협력으로 SMR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2025년 주가가 크게 상승하며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 테라파워(TerraPower)
    빌 게이츠가 설립한 기업으로, 비경수형 원자로(Natrium) 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SK그룹, HD현대 등 국내 대기업과 협력해 글로벌 공급망 구축과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 엑스에너지(X-energy)
    트라이스트리늄염을 사용한 고온가스로(Xe-100) 개발에 주력하며, 아마존, 시타델 등 대형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했습니다.
  • 뉴클레오(Newcleo)
    프랑스에 본사를 둔 신생 SMR 기업으로, 납냉각 고속로(LFR)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유럽에서 실증로 건설을 준비하며, SMR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습니다.

시장 전망

글로벌 SMR 시장은 2024년 기준 약 58억 달러 규모이며, 2030년에는 3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주요 국가들은 2030년까지 45기 이상의 SMR 건설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SMR에 투자하며,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4. SMR의 안전성

SMR은 기존 대형 원전과 달리 첨단 안전 설계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피동형 냉각 시스템은 외부 전원이나 냉각수 공급이 중단되어도 자동으로 냉각이 가능하며, 72시간 이상 무인 운영이 가능합니다. 이는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대형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입니다.

또한, SMR은 지하 매설이 가능해 항공기 충돌이나 테러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노심 용량이 작아 잔열 제거가 용이해 용융 사고 확률이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뉴스케일파워의 SMR에 최종 설계 인증을 내렸으며, 한국원자력연구원도 지진, 화재 등 300개 이상의 시나리오를 검증해 안전성을 확인했습니다.

5. 핵확산 방지 역할과 한계

SMR은 기술적 설계를 통해 핵확산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SMR은 5% 미만의 저농축 우라늄(LEU)을 사용해 무기 전환에 필요한 고농축 우라늄(>90%)으로 전환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일부 SMR은 20년 이상 연료 교체가 필요 없는 봉인형 코어를 채택해 사용후 핵연료 접근 자체를 제한합니다.

IAEA(국제원자력기구)와 연계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면, 평화적 이용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미국과 루마니아의 협력 프로젝트처럼 사용후 연료를 공급국에 반환하는 계약을 체결하면, 핵확산 위험을 더욱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핵기술 보유국(예: 이란)에는 SMR 도입만으로는 군사적 전용 위험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없습니다. 사용후 연료에서 플루토늄 추출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하며, 물리적 보안이 취약한 지역에서는 오히려 확산 위험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SMR이 핵확산 방지에 효과를 발휘하려면, 국제적 신뢰 구축과 정치적 의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6. 미래 에너지 체계에서의 SMR

SMR은 탄소중립 시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1기당 연간 CO₂ 50만 톤 감축 효과가 있으며, 러시아 가스 등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국가에 자립 전원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보완하는 기저전원으로서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도입 시나리오로는 2025~2030년에는 선진국 중심으로 상용화가 진행되고, 2030~2040년에는 아시아·아프리카 오지 지역으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2040년 이후에는 수소 생산, 해수 담수화 플랜트 등과 결합해 다양한 산업에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SMR은 안전성, 경제성,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한 미래 에너지의 핵심입니다. 기술적 성숙도가 높아질수록 기후 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에서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부각될 것입니다. 다만, 상용화 초기 단계에서의 규제 정비와 경제성 검증이 관건입니다. SMR이 성공적으로 보급된다면, 우리 사회는 더욱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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